동춘 서커스단 국가대표 곡예사 '저글링 박'

(사진/글 김학리)


“예? 국가대표 곡예사 라구요?. 아이구 무슨 말씀을 전 그냥 평범한 사람이예요.”

동춘 서커스단.
국내유일의 서커스단인 동춘서커스단은 60~70년대 황금기를 누리며 200명이 넘는 단원들을 이끌고 전국 방방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그러나 텔레비전의 대중보급으로 설자리를 잃어버린 동춘서커스단엔 이제 곡예를 하는 단원이 얼마 남지 않았다.
동춘서커스단의 저글링 곡예사 박광한(28), 동춘의 아버지라 불리는 박세환단장(한국 곡예협회 이사)이 자랑하는 그는 분명 국가 대표급 저글러이다.
7살 때 동네로 공연을온 화려하게 재주를 넘는 서커스단에 매료되 어린나이에 무작정 서커스단을 따라나섰다. 무서운 서커스단의 규율 하늘보다 더 높아 보이는 대 선배의 질타에도 꿋꿋이 견뎌 냈다.
“연습은 공연이 다 끝나고 나면 몸이 완전히 녹초가 되거든요 그때 연습해요.
그래야 나중에 컨디션이 않좋을 때 공연 나가도 해낼 수 있거든요. 내 몸이 완전히 지친 상태에서 연습하면 무대 나가서 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죠. 굉장히 힘들 때 연습 하는게 그게 제 연습 방법 이예요.“

이상하다.
주말에 그렇게 많던 사람들이 평일에는 거의 없다.

“저번에 다섯명 있을 때 공연 하는데 참 마음이..... 손님이 많아서 하는 거 하고 틀리죠 그런데 사람 없을 때 하는 게 더 힘들어요.
많을 때는 여기저기서 박수가 나오니까 조금 실수를 해도 넘어 가는데 손님이 없을 때는..... 다섯명 인데 다 보이잖아요. 그 한사람 박수 받기 위해서 더 노력을 해야 되요. 아직도 가야될 길이 멀었구나....묘기 만이 아니라 손님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고... 아주 뼈저리게 느꼈어요. 그런데 다행히도 잘 봤다고 하더라구요.“
무대 위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혹은 관객을 무대위로 등장시켜 함께 호흡하던 그에게
손님은 그를 무대위로 이끌게 만드는 힘이 된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사는 거죠. 예전에는 손님이 얼마 없으면 그냥 돌려보내고 했는데
단장님이 그런걸 없애 버렸어요. 손님이 없어도 해야 한다. 손님을 위해서 해야 된다. 국내에 서커스단이 이제 하나밖에 없는데... 손님이 한 사람 일지라도 해야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정말 최선을 다해서 했는데 돌아가면서 사람도 별로 없고 그렇더라 하는 소릴 들으면 뒤에서 한숨만 푹 쉬어요. 열 식히느라고.... 정말 열심히 했는데...“

아직 쌀쌀한 겨울의 마지막,15분간의 짧은 공연 뒤에 그의 얼굴에는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전국 방방 곳곳을 누비던 그는 어느덧 청년이 되어 공연을 보러온 아가씨와 결혼해 지금은 두 딸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때가 아마 전주 공연일 거예요. 천 팔백명 정도 왔을 거예요. 사람들이 움직일 틈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 공연은 이상하게 사고도 나고 밀리고 원체 꽉 차 가지고 묘기도 제대로 보여 주지도 못했어요.
애기 엄마 고향도 전주인데 그때 애기 엄마가 보러 온 거 예요. 열심히 공연하는데 이상하게  그쪽에 눈이 가는 겁니다. 머리위로 공 네 댓 개를 던지면서도 그 사람 밖에 안 보이는 거예요. 실수 할 뻔했죠, 땀도 많이 흘렸어요. 그냥 한눈에 반해서 묘기도 제대로 안됐죠. 얼굴만 보면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거예요. 그래서 친한 선배한테 저쪽 뒤에 마음에 드는 여자가 왔는데 얘기좀 해 달라고... 입구에 있으면 내가 술한잔 산다고 그랬죠. 그래서 공연 끝나고 만나서 ‘뭐 좋아하세요.’ 하고 물었더니 ‘집에 가야되는데....’ 그러더라 구요. 마침 밖에 야시장도 있으니까 내가 그냥 데리고 가는 거예요. 저녁까지 있다가 헤어 졌죠. 안 올 줄 알았는데 그 다음날 오더라구요.“

남자답게 밀어 부쳤다. 개구쟁이 같이 잘생긴 외모에 공연스타인 그가 수많은 여성팬을 제치고 친구 손에 이끌려 공연을 보러온 지금의 아내에게 무대위 공연중에 첫눈에 반했다고 한다.
“부모님께는 인사를 드렸는데 고모 할머님이 오셔 가지고 어떤 놈이 우리 손녀딸을 데려가려 하냐고 해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더니 ‘남자답네’ 그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식사 대접하고 그랬죠. 그때가 열아홉이었나 스무살이었나 그때 부인은 고등학교 다녔죠.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결혼 했어요. 원체 과감하게 밀어 부쳤어요. 진도가 굉장히 빨랐죠”

죽어서도 박제가 되어 동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동춘서커스단의 마스코트인 코끼리 세나, 서커스 묘기를 선보이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사망한 친구 광대의 죽음....
7살에 집을 나서 15년 가까이 고향을 찾아가지 못했던 그는 혼자인 외로움을 더 이상 겪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서커스 단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박세환 단장의 시 하나가 왠지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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